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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IT보조기기 지원사업 활용수기 우수상] 자립과 성취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다.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8-01-26
조회
88

※ 2017 장애대학생 정보접근을 위한 IT보조기기 지원사업 수혜 대학생 총 34명 중 22명이 공모한 IT보조기기 활용 수기에서 입상한 작품을 소개합니다.

 

‘자립과 성취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다.’

– 우수상 –

저는 저시력 시각장애인 대학생입니다. 저는 저의 장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인 상태입니다. 그래서 잘 보이지 않아서 부딪히게 되는 상황들에 있어서 크게 아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읽고 싶은 책을, 읽어야 하는 전공서적 등을 술술 읽어 내려가지 못할 때면 내 자신이 한없이 비참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의 눈이 되어준 것은 바로 제가 10년 가까이 사용해 온 휴대용 확대보조기기였습니다. 장애인에게 보조기기란 동정과 무능의 상징이 아닌 자립과 성취의 수단입니다. 저에게도 보조기기는 그랬습니다.

중학생 때 어머니께서 구해 오신 이 휴대용 확대보조기기 하나로 학교공부를 하고 수능을 치루고, 그렇게 대학에 입학해서 전공공부와 시험, 취업준비까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매일 5시간 이상 그렇게 10년 동안 기기를 사용하다 보니 기기는 하나 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쉽게 방전되는 배터리 때문에 시험기간만 되면 ‘이거 이러다가 영영 못쓰게 되는 거 아니야……?’하는 불안한 마음을 항상 가지며 공부를 해야 했고, 쉽게 과열되는 기기를 잡고 장시간 공부를 하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렇게 4년 동안 대학에서 공부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졸업을 앞 둔 4학년이 되었을 때, 지금 이 기기가 아예 고장나버리면 취업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불안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의 소개로 본 사업을 알게 되었고, 4학년이었기에 이번 기회가 아니면 안 된다는 간절한 마음 하나로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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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의 어느 날, 본 사업으로부터 지원받은 보조기기가 처음 제 방, 제 책상위에 놓이게 된 날, 한참동안 보조기기를 붙잡고 책을 읽어내려 갔습니다. 이렇게 마음껏 그리고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면서 책을 읽은 경험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옆에서 저를 지켜보시던 어머니께서는 “이제 편하게 책 읽을 수 있겠네. 정말 감사하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세상엔 참 좋은 보조기기가 많고, 참 좋은 마음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무언가를 읽어 내려가는 행위는 단순히 ‘읽다’가 아닌 ‘보고 읽다’라고 해석해야 합니다. 그리고 보고 읽는 행위는 곧 ‘세상에 대해 알아가다’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시각장애로 인해 세상에 대해 알아감에 있어 한계를 느껴왔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보는 행위에 그치게 되는, 당연히 주어진 일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본 사업이 단순히 보조기기를 지원해준 것으로만 생각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본 사업을 통해 보조기기를 지원받음으로서 보다 자립적으로 나의 일상을 계획하고, 원한다면 언제든지 세상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자신감을 선물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라디오PD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현재는 각종 라디오와 팟캐스트 방송을 기획하고 제작하며 꿈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9월에 탁상용 독서확대기와 휴대용 확대기기를 지원 받은 이후 저는 학교 공부뿐만 아니라 평소 읽고 싶었지만 읽지 못했던 진로 관련 서적들을 읽고, 방송 대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휴대용 확대보조기기를 사용할 때에는 허리를 구부리고, 얼굴을 보조기기에 가까이 하여 책을 읽게 됩니다. 그렇게 장시간 동안 공부를 해오면서 저는 허리통증을 앓게 되었고, 2년 전 허리디스크 시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탁상용 독서확대기를 지원 받고 이제는 바른 자세로 앉아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라디오 방송을 여러 곳에서 제작하기 때문에 외출을 하는 날이 많습니다. 항상 가방 속에 휴대용 확대보조기기를 넣고 다녔고, 기존에 사용했던 보조기기는 몇 시간씩 미리 충전을 해놔도 배터리가 쉽게 방전되어 충전기까지 필수로 들고 다녀야 했습니다. 그렇게 콘센트가 없는 곳이라면 어디도 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휴대용 확대보조기기를 지원받게 되어 이제는 불안한 마음 없이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언론고시 스터디를 하려고 카페에 들어갔다가 콘센트가 있는 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나와야 하는 일도 겪지 않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졸업을 한 후, 꿈을 위해 더 많은 활동을 하고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할 계획입니다. 그때마다 저의 눈이 되어줄 이 두 보조기기와 함께 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든든합니다. 본 사업에 선정되어 해소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보는 것’에 대한 답답함과 갈증을 타개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앞으로의 제 인생에 있어 꿈과 일상을 되찾게 된 하나의 중요한 사건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라디오PD가 되었을 대, 저희 방송으로 본 사업으로부터 새 인생을 선물 받게 되었다는 가슴 뛰는 사연이 도착하게 되기를 기대하며 다시 한 번 저에게 새 삶을 살아갈 자립심과 자신감을 선물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